|
『북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선인출판사) 글/ 사진 : 민족21 |
|
1년 동안 자체 월간지인 <민족21>에 연재한 내용을 뼈대로 이 책을 엮어낸 [민족21]은 "북녘 사회 보통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만나보십시오."로 시작하는 책의 머리말에서 북녘의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자고 권한다. 가장 완벽한 ‘북녘 인민 생활사’는 직접 만나 눈으로, 가슴으로 느끼는 것 아닐까. 그 날을 기대하며 기획 연재 한다. |
|
|
|
|
|
바야흐로 여름 휴가철이다. 이 때쯤이면 남에서는 어디로 피서를 갈지 고민에 빠진다. 북에서는 휴가보다 `휴양`이란 말을 주로 쓴다. 남과 북 휴가문화의 가장 큰 차이는 남쪽이 개인 차원에서 휴가가 이뤄지는 반면 북쪽은 조직적으로 휴양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란 차이가 여기서도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사진 ▶ 원산 송도원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고 있는 북녘 아이들.
|
|
북 최고 휴양지는 원산지역 |
|
여름 휴가철의 마전 해수욕장 | 원산의 명소 중에 명사십리를 빼놓을 수는 없다. 천연기념물 193호로 지정된 명사십리는 원산시 동남쪽 용천리 갈마반도에 있으며 길이 4㎞, 폭 40~100m의 모래밭을 자랑하고 있다. 해수욕장으로도 뛰어나지만 잔잔한 바다 위에 붉게 타오르는 저녁놀과 달밤의 경치 등이 일품이다. 인근의 갈마반도에는 군인과 근로자를 위한 휴양소가 들어서 있어 주민들이 휴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갈마휴양소는 군인전용 휴양소로 2001년 6월 25일 준공됐다. 이 휴양소에는 침실, 체육관, 도서실, 식당, 오락장, 한증탕, 이발실, 미용실 등 각종 문화 및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원산보다 북쪽의 함경남도 함흥시 흥남구역 마전동에 위치하고 있는 마전해수욕장도 유명한 곳. 해수욕장을 겸한 유원지로 일반 해수욕장 지구와 서호학생해수욕장 지구, 소년단야영소 지구 등이 조성돼 있다. 해방 이후 유원지로 조성됐으며 1986년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유원지로 개건됐다. 서해안 쪽에는 남포시 와우도 구역에 있는 와우도해수욕장이 송도원해수욕장과 견줄만한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와우도에는 100여 종 1800여 그루의 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숲속에는 편의시설과 화초원, 체육오락시설 등이 자리잡고 있다. 또 보트장과 낚시터가 있으며 외국관광객을 위한 국제여관도 있다. 북 당국은 2000년대에 들어와 대대적으로 휴양시설을 신축 및 확충했다. 2001년 신년 공동사설에서 "휴양소, 정양소, 병원들을 비롯한 문화후생 및 보건시설들과 현대적인 살림집들을 더 많이 건설하여 노동자, 농민들이 그 덕을 보게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고, 같은 해 1월에 열린 내각 전원확대회의에서 휴양소·정양소 등 문화복지시설 건설을 경제과업의 하나로 설정하고 휴양시설 신축 및 확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북의 언론들은 2001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차례에 걸쳐 "각 도에서 제일 경치 좋은 곳에 휴양소와 야영소 같은 것을 잘 지어놓고 모범 근로자들과 청소년, 학생들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양시 만경대구역 룡악산, 함북 칠보산, 평남 연풍호, 평북 만풍호, 황북 사리원시 정방산, 황남 구월산, 개성 박연폭포 주변 등 각 도에 현대적인 휴양소가 신설됐으며 평양시 고방산휴양소, 함남 송단휴양소 등 여러 휴양소들이 개축됐다.
|
함북 온포휴양소를 찾은 근로자들이 온천욕을 즐기고 있다. | 북이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각지에 휴양소들을 잇따라 건립·개축하고 있는 것은 북 전역에서 전개되고 있는 토지정리와 수로공사 등 다양한 대규모 건설사업에 참여한 근로자·농민·군인들의 사기진작과 노동 의욕을 높이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듯하다. 한마디로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과 `사회주의 강행군` 시절에 탄생한 `모범일꾼`, `노력영웅` 등에 대한 국가차원의 배려인 것 같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집단주의와 조직생활로 움직이는 북 사회주의체제의 독특한 `휴양제도`에서 나타난 현상일 것이다. 북에서 관광은 주로 오랜 역사와 문화유적, 유물들과 대기념비적 창조물들을 참관하거나 아름답고 매력 있는 명승지들에서 휴식과 휴양으로 건강을 보호하고 신체를 단련하는 생태관광이 기본을 이룬다고 한다. 이처럼 떠들썩한 남쪽의 휴가문화와 달리 북의 `휴양`은 그야말로 건강을 보호하고 신체를 단련해 새롭게 일하려는 의욕을 높이는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비용 부담없이 진행되고 있다. 50년 이상의 세월과 다른 체제 속에서 관광과 휴가를 즐기는 모습 또한 남과 북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