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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선인출판사) 글/ 사진 : 민족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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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자체 월간지인 <민족21>에 연재한 내용을 뼈대로 이 책을 엮어낸 [민족21]은 "북녘 사회 보통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만나보십시오."로 시작하는 책의 머리말에서 북녘의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자고 권한다. 가장 완벽한 ‘북녘 인민 생활사’는 직접 만나 눈으로, 가슴으로 느끼는 것 아닐까. 그 날을 기대하며 기획 연재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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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유치원 높은 반부터 시작되는 11년의 의무교육은 모두 끝나게 됩니다. 소학교가 4년이니까 북녘의 청년들은 남쪽보다 2년 일찍 대학이나 군대, 직장 등 사회생활에 뛰어들지요. 그 중 북녘의 대학생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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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학 입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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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책공대 현대조종과학 강의 모습 | 대학 입학시험이 치열하기는 남이나 북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시험제도와 방식은 남쪽과 많이 다르다. 특히 시험 출제, 전형 방식 등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에서도 대학입학을 위해서는 먼저 남쪽의 수능시험과 유사한 `대학추천을 위한 예비시험`을 치러야 한다. 시험 과목은 김일성 주석·김정일 총비서 혁명역사, 문학, 수학, 화학, 물리, 영어 등 6개 과목이다. 이 시험은 보통 4월에 시작되는 새 학년도를 다섯달여 앞둔 10~11월께 치러지며 고등중학교 졸업반(6년생)을 대상으로 시·군(郡)·구역(區域)의 교육위원회 주관으로 실시된다. 이틀동안 오전에만 치러지며 하루에 과목당 45분씩 3개과목만 실시된다. 이북은 예비시험 제도를 1991년께 공식 채택했다. 그전까지는 시·군 대학모집과가 자체 계획에 따라 지역 내 고등중학교에서 추천한 학생들을 모아놓고 과목별 시험을 치른 후 응시할 대학을 지정해 주는 방식이었다. 예비시험이 끝나면 내각 교육성은 도별로 각 대학·전문학교 등에 본시험을 위한 수험생 수를 정해주고, 시·군 인민위원회의 대학모집과는 도에서 할당한 인원수를 바탕으로 예비시험에 합격한 학생 개개인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증(수험통지서)를 발급해 준다. 수험통지서에 예비시험 점수는 기재되지 않는다. 보통 성적순에 따라 입시를 치를 대학을 지정해 준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중앙대학(도 관할이 아닌 교육성이 직접 관장하는 대학), 또는 자신이 선호하는 대학을 지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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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종합대학의 전자도서관 | 평양연극영화대학·평양음악무용대학·조선체육대학·평양외국어대학 등의 특기생은 입학·직장 배치 등을 관장하는 각 대학 간부과 직원이나 교수들이 각 고등중학교에 나가 시험·면접 등의 방법으로 선발한다. 이북에서는 예비시험을 통과한 학생 뿐 아니라 군대나 기업소에서 추천을 받은 `사회인`도 대학 시험 추천을 받는다. 학생들에게는 보통 1번의 대학입시 기회가 주어지며 이때 떨어지면 군대에 가거나 기업소에 취직했다가 이곳의 추천으로 다시 시험을 볼 수도 있다. 이북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원서를 제출하는 남한과 달리 입시원서가 필요치 않으며, 학생 개개인의 가정성분·신상 등과 관련한 자료는 기밀서류로 분류돼 등기우편으로 해당 대학에 보내진다. 추천 학생수는 보통 대학 입학정원의 5배 정도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의 경우 30대 1의 경쟁률을 보일 때도 있었다고 한다. 입학시험은 전국 대학에서 동시에 실시되며 필기, 체육(체력장), 인물심사(면접시험) 등이다. 필기시험은 예비시험과 같은 6개 과목이다. 문제는 교육성에서 일률적으로 출제한다. 보안유지를 위해 입시 4~5일 전에 출제위원들을 일정장소에 불러 숙식을 시키면서 출제토록 하고 밤을 새워 문제를 인쇄한 뒤 각 대학에 수송한다. 필기시험은 하루에 2과목씩 3일간 치르는데 △혁명역사·문학·영어는 3문제씩 △화학·물리는 각각 이론 2문제, 문제풀이 1문제 △수학 3~5문제 등으로 모두 주관식이며 점수는 과목당 5점 만점제이다. 혁명역사 과목의 경우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요인은 무엇인가", "김정일 총비서가 제시한 3대혁명 붉은기 쟁취운동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식으로 나온다. 문학은 "○○ 작품의 종자(작가가 표현하려는 사상적 알맹이)·주제·사상을 분석하시오", "`속닥속닥` 등의 단어를 뜻풀이하고 짧은 글을 지으시오"라는 식으로, 영어는 문장짓기(작문)·문장번역(독해)·단어쓰기 등으로 출제된다. 체육시험에서는 남녀 각각 100m달리기, 남자 1천 500m와 여자 800m 달리기, 남자 턱걸이, 여자는 `등반봉 오르기`(철봉타고 오르기) 등을 실시해 체력상태를 체크하나 시험점수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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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의 교육체계 > | 면접은 수험생이 10여명씩 들어가 1~2개의 질문(상식 및 고교 교과과정)을 받는데 역시 합격여부에는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시험채점은 엄격히 실시되고 있다. 채점의 비리를 없애기 위해 각 대학에 자동차를 대기시켰다가 시험이 끝나는 즉시 대학별로 시험지를 교환해 채점토록 하고 있다. 교환채점 후 다시 각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시험답안을 검토한 뒤 최종점수를 종합한다. 또 시험지 맨 위에 수험번호와 이름을 쓰고 그 아랫부분을 묶어 교수들의 자의적인 채점을 방지하며 시험 친 그날 밤중으로 채점을 끝내도록 하고 있다. 이북에서는 대학 입학을 위해 성적이 가장 중요하지만 성품이나 소질 등도 중시되고, 특히 학교별 성적차를 인정하는 이른바 `고교등급제`가 실시되며 지역별 학력차도 감안해 합격 기준이 다르게 적용된다. 즉, 평양시와 지방간 학력차를 인정, 평양시 출신 학생들의 성적기준은 높이고 기타 지방도시 학생들의 입학성적 기준은 낮춰, 지방 학생들의 입학 기회를 늘려주는 원칙을 적용한다. 또 바로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이른바 `직통생`과 군인 및 노동청년들의 입학기준도 차별화해 직통생의 기준점수가 가장 높고 노동청년보다는 군인의 기준점수가 낮게 해 상대적 혜택을 주고 있다. 혁명가 유자녀들은 당에서 등급을 설정, 등급이 높을 경우 무조건 입학시켜주고 등급이 낮을 때는 기준점수를 낮추는 방법으로 입학이 쉽도록 해준다. 남쪽의 독립유공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과 유사하다. 본고사에 합격해 입학추천서를 받은 학생은 대학에 가서 자신이 희망하는 학부나 학과에 등록을 하면 된다. 학생들은 입학시험 도중에 1, 2, 3 지망학부를 적어낸다. 이를 참고로 각 대학의 학생간부과(인사과)가 학부를 결정한다. 학부가 지정되면 다시 학부당위원회에서 학과를 정해준다. 이로써 예비시험-본시험-학부·학과 결정까지의 전 과정이 끝나고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아침에 어머님이 찰떡을 챙겨주고 학교 정문 앞에 찾아와 자식이 시험을 잘 치르길 기원하는 모습은 남과 다르지 않다. 이북 학생들에게도 입시는 골칫거리다. 남쪽의 `고3병`에 준하는 입시 스트레스가 이북 학생도 심하다고 한다. 이북에서도 김일성종합대학 등 `일류대학`을 보내기 위해 따로 입시반을 편성하는 고등중학교가 있다고 하니 남이나 북이나 대학입학은 역시 어려운 관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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