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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양과 죄의식: 대한민국 반공의 역사
지은이 : 강준만, 김환표 출판사 : 개마고원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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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개의 반공 에피소드: 또 하나의 과거청산의 목록”
“6.25는 무효다, 다시 한번 붙어보자” 이 무슨 소리인가? 1970, 80년대 반공의 시퍼런 칼날이 쩌렁쩌렁 우리 사회에 울려대고 있을 적의 소리였던가? 아니면 1994년 ‘서울불바다’를 얘기했다던 북녘 사람들이 주장하는 구호인가? 아니다. 최근 어느 초등학교에서 반공교육을 받고 자라난 선생님조차 무색케 한 학생이 6.25를 주제로 작성한 표어란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반공, 반북주의. 초등학생의 무의식에 각인될 만큼 강렬한 반북의식, 북에 대한 증오감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흔히들 1990년대 세계적 탈냉전 이후, 한반도에 통일이 오지는 못했더라도 분단이 이념적으로 허물어지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한때는 빨갱이였던 자가 대통령이 되었다. 급기야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우리 사회에는 과거라면 국가보안법으로 걸려도 확실히 걸렸을 법한 일들이 대낮에 일어나고 있다. 대구나 부산의 경기장에서 인공기가 휘날리며, 북파공작원을 주제로 한 `실미도` 같은 영화에서는 ‘비겁한 자여 갈 테면 가라~’로 시작되는 ‘적기가’가 울려 퍼지고, 공영 방송에서는 ‘김일성장군의 노래’가 흐른다. 우리사회에는 북측 사람들은 친남을 하고, 남측 사람들은 친북을 하자는 주장도 간간히 나오고 있다.
목 차머리말 : `희망과 행복의 방정식`을 바꾸자 1장 1940년대의 반공 2장 1950년대의 반공 3장 1960년대의 반공 4장 1970년대의 반공 5장 1980년대의 반공 6장 1990년대의 반공 맺음말 : 증오의 기억을 넘어서 | 그러나 급속한 남북 화해 분위기의 전개와는 달리 우리 사회 안의 소위 ‘남남갈등’은 쉽게 풀어질 것 같지 않다. 해방과 다가온 분단의 멍에를 강요당했던 한국인은 상호 적대 구조에 갇혀 투쟁의 길로만 내몰렸다. 그 투쟁의 길은 바로 ‘반공의 길’이었다. 분단 이후 지속되어온 반공 투쟁 속에서 반공의 전사들은 자신이 갇혀온 세계에 너무도 익숙하여 그 세계가 열리기를 허용할 수 없다. 그들의 깊은 상처는 근대 이성을 마비시켜 왔기 때문이 화해의 시대 자신이 마비되었다는 걸 시인할 수 없도록 만든다. 반공의 상처를 강준만과 김환표는 『희생양과 죄의식]』(개마고원, 2004)에서 50년에 걸쳐 발생했던 60개의 에피소드로 드러내 보여준다. 그 깊은 상처를 간직한 에피소드가 어디 60개뿐이겠는가. 그러한 에피소드에서도 우리는 조희연이 말하는 ‘반공규율시대’에 제조되어온 우리 사회에 만연된 ‘희생양’과 ‘죄의식’을 읽어나가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보수만도 아닌 우리 사회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 모두 읽어야 한다. 왜? 우리는 서로 싸우고 다치면서 닮아왔기 때문이다. 진정 21세기, 우리는 이 끔직한 낡은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로운 질서는 이땅의 평화와 평등, 자주와 자유의 이름으로 새로 쓰여야 한다. 강준만과 김환표의 『희생양과 죄의식』를 통하여 우리는 그 끔찍한 시대 진보-보수 모두가 강요당했던 악몽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꿈꾸자. | |
김귀옥 교수 소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1987), 동대학 대학원 석,박사(1991, 1999).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와 여성연구소의 전임연구원. 한국정신문화연구원과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초빙연구원 등을 거쳐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객원교수, 성공회대학교 사회문화연구원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한성대학교 교양과 교수(사회학)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분단과 전쟁, 통일과 평화, 이산가족과 여성, 분단을 넘는 사람들, 다이아스포라(diaspora) 공동체에 걸쳐있으며, 관련 연구를 위해 현지조사(fieldwork research)와 구술사 방법론을 통해 기억 속에 묻혀있는 자료를 발굴, 정리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 『이산가족, ‘반공전사’도, ‘빨갱이’도 아닌...: 이산가족 문제를 보는 새로운 시각』(역사비평사, 2004), 『월남민의 생활경험과 정체성-밑으로부터 월남민 연구』(서울대 출판부, 2002), 『북한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당대, 2000), 『남북한의 실질적 통합을 위한 여성정책 강화방안』(공저, 통일연구원, 2002), 『한국사회사 연구』(공저, 나남, 2003) 등이 있다. | |